더민주 연석회의 '속전속결' 합의, 김종인 임기 논란 종결
↑ 더민주 연석회의/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3일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오는 8월말~9월초에 열기로 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임기를 둘러싼 논란이 종결됐습니다.
김 대표 '합의 추대론'으로부터 촉발된 이 논란은 지난 4.13 총선 직후 당내 갈등에 불을 지폈지만, 정작 이 문제를 논의한 당선인-당무위원회 연석회의에서는 단 37분만에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최근 절충안으로 떠오른 '8월말·9월초' 전대론을 수용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빠른 결정이 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번 결정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원구성 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를 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전대 준비에 약 3개월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김 대표가 절충안을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 멍에에서 빨리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라며 일각에서 자신을 당권에 욕심 있는 사람으로 비판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아무리 정치를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도 인격과 예의는 갖춰줘야 하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연석회의는 오후 2시 18분부터 비공개회의로 전환한 뒤 2시 55분까지 37분간 진행됐습니다.
애초 '조기 전대론'과 '전대 연기론'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선인들은 만장일치로 8월말~9월초 정기국회 이전에 전대를 열기로 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양승조 비대위원이 "이의 있습니까"라고 3번 물었고 이의가 없자 박수로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의원들은 전대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당내 갈등으로 확산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광온 대변인은 회의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더이상 전당대회 시기 문제를 놓고 마치 당내에 커다란 논란이 있는 것처럼 국민과 언론에 비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모든 분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안민석 의원은 회의에서 "지금은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될 시기인데 이 논란이 국민에게 좋게 보이겠는가"라고 했고, 박홍근 의원도 "김 대표도 논란을 조기에 종결하고 빨리한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갑론을박을 지속하지 말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은 당헌당규와 정당법의 관련 조항을 사전에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정기 전당대회에 필요한 시도당 개편에 물리적으로 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절충안 수용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범친노(친노무현)계인 설훈 의원은 "법적으로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새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 염원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김 대표 측은 조기 전대를 주장해온 당선인들을 사전에 연락, 절충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영길 당선인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절충안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정장선 총무본부장, 원혜영 의원과 접촉을 했다"면서 회의 분위기에 대해 "김 대표가 다 풀어줘서 좋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연석회의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퇴장했으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당대표실에 있었습니다.
그는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더 할 말이 없다"라고만 말했습니다.
또 '오늘 결과가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만족은 내가 얘기를 했는데 무슨 만족은. 만족
이로써 김 대표는 차기 전대까지 약 4개월 동안 원내 제1당으로서 20대 국회에 대비해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고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해 당을 정비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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