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 의석을 재배치해 여야 의원들이 섞어 앉자고 공식 제안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 상징 무대인 본회의장 의석 배치를 과거처럼 여야가 나뉜 격돌 구조로 가져갈 것이 아니다”라며 “여야가 섞어 앉아 실질적인 소통과 대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는 (여야가)다투지 말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협치를 이루라는 명령이었다”면서 “새로운 정치 질서에 맞는 과감한 실험을 해야할 때이고, 의석 재배치가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 본회의장 의석은 정당별로 철저히 구분돼 있다. 의석 자체가 여야 대결 구도인데다 초선은 앞줄, 다선일수록 뒷줄에 앉는 권위주의적 구조다.
앞서 매일경제가 구성한 국회 민간 자문단인 MK현인그룹은 본회의장 의석 구조를 바꿔 ‘협치의 상징’으로 삼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32명 중 92명(69.7%)이 여야·선수(選數)와 관계없이 의석을 섞어 앉자는 데 적극 찬성했다.
야당도 수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좋은 아이디어인데 막상 하다 보면 (여당이) 후회할 수 있다”면서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다만 “같은 당끼리 앉아서 긴급하게 논의하는 측면에선 당끼리 앉는 게 의미가 있고, 영국식으로 먼저 온 사람이 앞에 앉는 방식도 있다”며 “일장일단이 있으니 그런 논의는 나중에 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논의는 해봐야 하지만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동영 국민의당 당선자도 “지금 본회의장 배치는 진영 대결을 상징하며 원내대표가 지휘하는 군대 작전식 정치문화”라며 “상임위원회별로 배치해 여야가 섞어 앉아야 한다”고 찬성한 바 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장 의석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 국회 사무처 역시 여야 합의만 되면 의석 재배치에 아무런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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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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