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따르면 반 총장은 25일 정오께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이날 제주포럼 환영만찬에 이어 26일 오전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면담하고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출국한다. 28일에는 서울에 머물며 고향에서 상경하는 모친 신현순(91)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가족모임을 갖고 이튿날에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방문한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한 뒤 출국한다.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그가 제주와 TK(대구·경북) 지역인 경주·안동, 일산, 서울 등을 오가는 전국 일정을 짠 셈이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 지도부와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 등 중진 의원들이 출동, 25일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 참석해 반 총장을 맞을 계획이다. 여당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나오고 있는데다 4·13 총선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낙선하거나 선거 참패로 자멸하면서 반 총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충남 공주 출신의 정 원내대표와 충북 음성 출신의 반 총장은 충청 출신이란 공통 배경을 갖고 있어 1박 2일 일정 중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반면 야권에서는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관심이 없다는 태도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반 총장은 대통령(선거)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안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저희 민주당 문을 두드린 것도 반이고, 새누리 두드린 것도 반이라 모든 게 반”이라면서도 “굉장한 권력욕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친박(친박근혜)에서 옹립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더민주나 국민의당은 자기가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체계가 잡혀 있고 새누리는 지금 현재 문제가 많지 않느냐”라며 “그래서 그쪽(새누리당)으로 갈 확률도 높다”고 전망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반 총장을 대권후보로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 “대권후보가 없어서 어디서 꿔온다는 것”이라며 “내가 뭐라고 얘기할 일은 아니다”라고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반 총장은 검증을 견디기 어렵다. 100% 패배한다고 본다”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내심 반 총장이 향후 정계 개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긴장하며 지켜보는 분위기다. 반 총장이 지금까지 대선 후보로서 높은 지지율을 보여온데다, 손학규 전 고문, 정의화 국회의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제 3지대 창당설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의 연대 가능성까지 여러 시나리오들이 반 총장의 등장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기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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