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대한 반기문 총장의 그동안의 답변을 살펴보면 이번 발언이 상당히 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엔 "관심이 없다"더니, 이제는 "역할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는데요.
반 총장 말, 어떻게 변해왔는지 박준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반기문 대망론'이 처음 나왔을 때 반 총장은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국내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몸을 정치 반·외교 반 걸치는 건 잘못됐다"며 대권 출마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심지어 유엔 측에서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는 내용의 언론 대응 자료까지 낼 정도였습니다.
반 총장은 이후에도 "은퇴 후엔 아내와 근사한 식당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손자녀들을 돌보며 살고 싶다"며 대권에 뜻이 없음을 거듭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퇴임 시기가 다가오면서 답변의 뉘앙스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반 총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한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에 대한 질문에 침묵한 채 가벼운 미소만 지었고,
지난 18일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로 대권 도전 의지를 굳이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방한에선 "역할을 하겠다"는 말로 확실한 결심을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반기문 / 유엔 사무총장
-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여러 가지 역할에 대해선 그때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안 하겠다'에서 '역할을 하겠다'로 답변이 바뀌면서, 반 총장의 대선 시계는 좀 더 빨라지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MBN 뉴스 박준규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