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켜면 노래 좀 한다 하는 사람들이 가창력을 뽐내는 경연 프로그램들이 많죠.
북한도 노래 경연대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노래 잘 부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네요.
윤석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 근로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노래 실력을 뽐냅니다.
▶ 인터뷰 : 노래자랑 참가자
- "승리의 그날까지. 승리의 그날까지."
▶ 인터뷰 : 노래자랑 참가자
-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
북한 전국의 근로자들이 참가하는 노래자랑입니다.
그런데 심사기준이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가창력 보단 주체사상을 어떻게 표현했느냐가 중요한 평가 항목입니다.
▶ 인터뷰 : 노래자랑 심사위원
- "평가 기준은 중창 경연인 만큼 노래의 사상주체적 내용에 맞게 풍만한 소리로…."
노래실력이 중요치 않다는 걸 잘 안다는 듯 관객들도 무표정하기만 합니다.
입상자들에 주는 특전도 황당합니다.
전국 각지를 돌며 노래로 군중을 선동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노래자랑 사회자
- "우리 농업근로자들이 부른 낭만과 시원에 넘친 노랫소리는 만리마를 타고 세계를 향하여 질풍같이 내달리는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를 안겨주게 될 것입니다."
상이 아닌 사실상의 노동입니다.
노래자랑대회조차 사상 검증의 수단으로 삼는 북한 사회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MBN뉴스 윤석정입니다.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