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지도부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 관련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사무총장, 정진석 원내대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승환 기자> |
탈당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는 혁신비대위 출범때부터 온 관심이 집중됐지만 현실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로 꼽혔다. 친박계의 비토로 혁신비대위 구성이 한차례 무산된 뒤 임시방편으로 혁신비대위가 꾸려진데다 정치 전문성이 부족한 김희옥 위원장과 외부위원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에 선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일괄복당의 배경에는 혁신비대위의 계파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복당이 계속 미뤄진다면 총선 참패를 털어내 새출발하자고 선언한 혁신비대위의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일괄복당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결정 직후 “당의 통합과 화합을 이루라는 4·13 총선 민의를 받들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일괄복당이) 결정됐다”라며 “혁신비대위는 이 복당문제 해결이 당의 소생과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탈당 뒤 무소속 당선된 7명은 강길부·유승민·주호영·안상수·윤상현·장제원·이철규 의원이다. 이 가운데 주호영·장제원·이철규 의원은 복당을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 이미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던 4인은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공천 과정에서 ‘65세 이상 컷오프’설의 부당함을 지적하다 낙천했던 무소속 강길부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국가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나라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역시 화합을 강조하는 복당 인사를 내놨다. 안상수 의원은 “이번 결정은 새누리당이 잘못된 공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고, 복당을 통해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이번 일을 전화위복과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다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비대위 결정 직후 지역구인 인천을 돌며 복당인사를 한 윤상현 의원은 “새누리당의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질 것”이라며 “동지들과 함께 당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 복당신청서를 내지 않은 3명도 지역주민들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조만간 복당신청을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장제원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혁신비대위 결정이라면 수용하고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내일 지지자들과 유권자 의견 들어서 최종 결정하려고 한다”며 “향후 계획 등은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도 “당의 정신 공유하고 합리적으로 일할 기반을 만든 결정”이라며 “지역 유권자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복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물론 유승민 의원에 복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진태 의원(재선)은 “당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모여있는 곳인데, 이런 분이 들어오면 단합은 커녕 분란만 커진다”며 “당의 꼴을 이렇게 만든 데 대해 사과 한 마디 없다. 비대위에서 마음대로 결정할 게 아니라 즉각 의총을 열어 의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탐탁치 않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들의 복당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4·13 총선의 민의를 받는다는 차원에서 새누리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복당을 허용한 것으로 (청와대에)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복당한 유승민·윤상현·주호영 의원 등 3·4선 의원들의 복당으로 인한 새누리당 내 권력지형 변화에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 전 유력주자들이 당으로 귀환하면서 당권 투쟁의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계의 순도가 더 높아진 상황에서 진행하려던 전당대회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친박계 유력 주자들의 힘이 많이 빠질 것이고, 당선 안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한 초선 의원은 “청와대와 친박계는 지난달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대위 구성안 발표에 이어 또한번 당혹해할 만한 결과를 받아들었다”라며 “다만 친박계 중진인 윤상현 의원도 포함된 만큼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참패 후에도 반성하고, 책임지겠다
[김명환 기자 / 추동훈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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