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9일 최근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휴직에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특히 AIIB 부총재가 국가 위상이 걸린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홍 부총재의 이 같은 돌발적 처신을 사전에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정부가 갖추지 않았다는 데 비판의 방점이 찍혔습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홍 부총재 문제를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꺼낸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보도에 따르면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가 '우리가 알아서 후임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흘러나왔다"며 "이는 AIIB 지분율이 다섯 번째로 높은 우리의 투자국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발언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홍 부총재의 청와대 서별관 회의 관련 인터뷰 논란을 언급, "국내에서 문제가 된 스캔들 하나가 두려워 (AIIB 부총재라는) 현장을 이탈한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이런 인사문제를 관리·감독하는 체계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렇게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간 인사들이 엉터리 짓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부총리라면 상황이 이 지경이 됐을 때는 인사문제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충분히 말씀의 취지를 이해한다"며 "여러 개인 사정이 있었으리라 짐작한다"고 답했습니다.
홍 부총재의 처신에 대한 질타는 새누리당에서도 쏟아졌습니다.
제19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정병국 의원은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AIIB 창립을 제안한 이후 지속적으로 외통위에서 빨리 (참여)하라는데도 정부는 할 필요가 없다고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에 가서야 가입해 주도권을 놓쳤고, 나중에 한국이 AIIB 부총재라도 한 자리 들어갔지만 그렇게 들어간 사람이 첫 번째 회의부터 불참하는 등 이렇게 파행까지 오게 됐다"며 "국가가 이 문제를 관리하고 있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심재철 의원도 "홍 부총재가 임명된 지 넉 달 만에 제멋대로 휴직하면서 대한민국은 국제적 웃음거리가 됐고 체면에 먹칠을 했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할 사람이 이런
그러나 유 부총리는 홍 부총재의 행보에 대해 "참 유감스러운 사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AIIB 부총재에 대한 임명권이 정부에 없음을 언급하며 "그렇다고 '이 사람을 교체하라'라고 AIIB에 요구하기는 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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