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사들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한반도 배치 반대글을 기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지난달 31일자 3면 ‘국제논단’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고,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성주 군민의 한 사람으로 사드에 반대한다는 김충환 전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김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6년부터 1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이상만 교수는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안정을 무시하고 미국의 이익을 따른 비전략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도 ‘우리는 사드배치에 결연히 항의한다’는 기고에서 “미국과 일본이 사드를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국회 국방위원장)은 1일 “누구나 사드 배치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에 우리 정부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글을 쓰면 우리의 안보는 어떻게 하나”라며 “당혹스럽고 기가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중국 CCTV가 우리당 몇몇 의원들에게 사드 문제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참가해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거절했다”며 “인민일보 기고 문제도 있고, 외교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당 지도부와 의원단은 이날 경북 성주로 향해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성주군청에서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고 “외부세력이 아무도 안 보이는데 박근혜 정권에 아주 큰 현미경을 하나 사서 보내야겠다”며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 외부세력이라고 규정하는 박근혜 정권이 바로 외부정권이다”라고 비꼬았다. 이날 성주 주민들은 국민의당을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박 비대위워장은 “갈라치기를 당하면 안 된다”며 “여러분의 의사가 평화롭고 자유럽게 표출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 성주 방문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은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한미FTA 등 국책 사업이 있을 때마다 분열을 유발하고 갈등을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정치인들이 시위꾼과 어울려 단식을 하고, 앞장서
오는 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성주를 방문한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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