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차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정치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누리당부터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며 당의 혁신과 화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14년 전당대회 이후 2년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며 “우리가 반목하고 비판하고 불신하면 국민의 신뢰는 요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은 발전과 안보라는 가치를 지켜온 수권정당”이라며 “오늘 선출될 지도부는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나라가 흔들리거나 분열되지 않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은 국정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의 반석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며 “국민들이 희망을 찾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민생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대통령은 사드 문제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도 거듭 내비췄다. 박 대통령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지켜낼 최소한의 방어조치”라며 “대안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내모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2년전과 똑같이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자켓을 입고 행사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입장하자마자 대의원을 비롯한 전국에서 몰린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박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체육관 3층까지 가득 채운 지지당원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스마트폰을 끄내들고 박 대통령을 담고자 카메라 버튼을 연신 누르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자들은 가장 큰 목소리로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한뒤 전당대회 경선에 나선 각 후보자들과 일일히 악수해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당 상임고문 등과 인사를 끝낸 박 대통령은 행사장 가운데 마련된 자리에 착석했다. 박 대통령은 옆자리에 함께 앉은 박관용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과 간간히 담소를 나누며 웃음을 띄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시간 내내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으거나 깍지를 끼며 집중했다. 또 행사 중간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직접 박 대통령을 거론하며 격려의 박수를 요청하자 장내를 가득 채운 당원들은 다시한번 박 대통령에 대한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 다시한번 자리에서 일어나 이에 감사함을 거듭 표했다. 축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체육관을 빠짐없이 한바퀴 돌며 당원들과 인사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박 대통령과 전당대회 방문과 관련해 비박계 일각에서는 친박계 표심 결집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친박계 한 의원은 “대통령의 전당대회 방문은 관례상 이뤄진 것”이라며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 등장한 후보들은 제각기 개성있는 방식으로 입장하며 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민 이미지를 강조해온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밀짚모자에 베이지색 조끼를 걸쳐 전국 민심 경청 투어와 동일한 복장으로 입장했고 비박계 단일 후보 주호영 의원은 ‘화합 혁신 단일 후보’라는 글자가 새겨진 야구 유니폼과 헬멧을 쓴채 야구배트를 휘두르며 장내의 웃음을 유발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정용기 후보는 ‘계파’라고 적힌 대형 팜플랫을 들고 등장한 뒤 이를 무릎으로 쳐 격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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