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친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면, 그 비판을 외면하지 않겠다. 그럴수록 지도부가 더욱 내려놓고 중도·비주류와 긴밀히 대화하는 모습을 실천하도록 하겠다. 그것이 새 지도부의 책임이다”
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는 친박계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정현 신임 당 대표가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고, 최고위원도 대다수에 포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당 간사, 19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치며 친박계 핵심으로 부상한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3선)은 3만7452표(17.7%)를 얻어 1위 최고위원 자리를 꿰찼다 그만큼 이정현 대표와 함께 새 지도부를 이끌어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다.
조 최고위원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최고위원 경선 1위를 생각지 못했고,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당을 걱정하신 분들이 힘을 주셨다고 본다. 혁신적 변화와 통합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나란히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지도부 운영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혁신적 변화는 ‘세심하게’, 통합은 ‘처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당직자 출신으로 수많은 경험을 해온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은 새누리당이 몸부림 쳐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과도 같다”라며 “시스템 개혁에 박차를 가해 당·정·청 모두 민심의 바다에 빠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선이지만 지난 6월 국회 상임위원장 조정 때 마찰을 피한 조 최고위원은 오히려 다른 의원들이 선뜻 나서려 하지 않은 환경노동위원회에 자진해 들어갔다. 원내수석으로 있었던 19대 국회 때 완수하지 못했던 노동개혁을 다시 재추진하겠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런 조 최고위원이라 그런지 최우선 과제도 노동개혁을 꼽았다. 그는 “청년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내수침체 저성장 등 현재 국내상황을 본다면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4대 개혁과 규제철폐는 해결 방안으로서 잘 마련했다고 본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최근 우리나라가 정년을 2년 연장한 만큼 청년 취업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개혁에 힘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대 국회 때처럼 노·사·정 위원회에만 맡겨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야당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도록 모든 이해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을 제안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내려놓고 여의도에 복귀하기 직전까지 조 최고위원은 TK(대구·경북) 지역 ‘진박감별사’로 불렸다. 그만큼 ‘진성 친박’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와 더불어 조 최고위원의 당선으로 “새 지도부 구성이 ‘도로 친박당’ 아니냐”는 일각의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최고위원은 “‘이제 친박,비박은 없다’를 줄곧 주장했지만, 아직도 그렇게 보는 시각이 있다면 굳이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며 “그럴수록 주류인 친박이 더욱 내려놓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도나 비박으로 꼽히시는 분들과도 당 정책과 인사 등 모든 면에서 많은 협의를 하면 문제점은 해소될 것”이라며 “화합과 통합 없이 혁신은 힘들다”고 덧붙
조 최고위원은 향후 당·정·청 관계에서도 박근혜정부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당·정·청 관계도 당이 앞장서는 체제로 정립될 것”이라며 “민심을 경청하고 문제해결 중심의 정책을 마련하는 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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