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22일부터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시작한다고 밝히자 북한이 ‘핵 선제타격’ 위협을 하는 등 군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이하 연합사)는 이날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연례적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실시한다”며 “UFG 연습은 한미동맹의 대비태세 향상, 역내 방어 및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사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를 통해 판문점에서 북한군에 UFG 연습 일정과 이번 훈련이 비도발적 성격이라는 점을 통보했다. 유엔사 소속 장교가 군사분계선(MDL)으로 다가가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해 구두로 북측에 통보했고 북한군은 MDL 쪽으로 나와 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위는 북측과 전화 채널이 끊긴 상태다.
이번 UFG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미 본토와 태평양사령부 소속 해외 증원병력 약 2500명을 포함해 모두 2만5000여명이다. 작년에는 미군 3만여명(해외 증원병력 3000여명)이 참가했다. 한국군은 예년 수준인 5만여명이 연습에 참가한다. UFG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휘소훈련(CPX)으로, 실제 무기들이 기동하는 훈련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군 관계자는 “UFG 훈련 기간 미군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UFG에는 한미 양국이 작년 6월 서명한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된다. 한반도 전시 상황에 적용되는 작계 5015는 지난해 6월 한미 간에 서명을 완료한 작전계획 문서이다.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시설·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연습은 북한의 전쟁 준비가 임박한 상황을 가정해 ‘대북 방어준비태세(데프콘)’를 격상해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올해 초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자 대남 도발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의 집단 탈북 이후 우리 국민 및 후방시설 등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UFG 연습은 정규전에 대비한 연합작전계획과 전시 위기관리조치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철저히 대비한 가운데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합사는 U-2 고공정찰기를 비롯한 한미연합 정보수집 자신을 총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고, 대북정보 분석·판단 요원도 증강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FG 연습에 공군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고자 대규모 종합전투훈련을 진행한다. 공군은 지난 19일부터 대규모 전역급 종합전투훈련인 ‘소어링 이글’(Soaring Eagle)을 하고 있다.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공군의 F-15K, KF-16, FA-50, F-4E, F-5 전투기와 E-737 항공통제기, C-130 수송기, HH-60 헬기 등 60대의 항공기가 투입된다. 공군은 이번 훈련 기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긴급항공차단’(XINT) 작전도 연습할 계획이다. 긴급항공차단 작전은 적의 탄도미사일, 화력, 보급로 등을 미리 차단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공군은 북한의 스커드미사일과 같은 형상의 모의 표적을 만들어 실시간 탐지하고 타격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선제공격 시스템인 ‘킬체인’ 능력을 배양할 예정이다.
북한은 UFG 시작을 기해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해 ‘핵 선제 타격’을 언급하며 위협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UFG를 “우리에 대한 실전적인 핵전쟁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며 “현 정세는 사실상 임의의 시각에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기일발의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영토와 영해, 영공에 대한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 식의 핵 선제 타격을 퍼부어 도발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북측의 위협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우리의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을 ‘북침 소동’이라고 왜곡 비난한 것에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면서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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