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장소에 대해 “성산 포대를 제외한 제3의 후보지를 검토해 달라”고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지역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제3후보지 검토’를 언급한 이후 18일 만에 성주군이 이를 전격 받아 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사드배치 지역 최종 결정의 부담은 다시 국방부로 넘어가게 됐다.
김 군수는 22일 군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극단으로 치닫는 대안 없는 반대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며 “대다수의 군민들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국방부가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김 군수는 “사드를 성산포대에 배치한다는 결정은 기필코 철회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했다. 그는 “성산은 반경 1.5㎞ 안에 군민 2만명이 밀집해 있는 만큼 군민 2만명이 사드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제3 후보지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국가 안보에 반하는 무조건적인 반대는 우리 모두를 파국으로 이끌 뿐이기 때문”이라며 “안보는 국가를 지탱하는 초석이며 국가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산포대가 아닌 제3의 장소를 추진해 황폐해진 군정을 원상 복구하겠다”며 군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항곤 군수 결정에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감사하고 힘을 모으겠다”며 “성산포대만큼은 바꿔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주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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