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3인방인 김상곤·이종걸·추미애(기호순) 후보가 25일 열린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당 주류인 친문계의 지원을 받으며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추 후보를 향해 공격이 집중된 가운데, ‘호남소외론’ ‘노무현탄핵 당시 행적’ 등 자극적인 화두가 오갔다. 당권 주자들은 이른바 ‘문심’(문재인 전 대표의 마음)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정책 경쟁이나 민생살리기는 뒷전인 채 ‘친문계’ ‘대선관리’ ‘호남민심회복’ 등 당내 역학구도 하에서 통용되는 단어들만 오간 ‘그들만의 리그’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종걸 후보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추 후보가 찬성표를 던진 사실을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추 후보는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어쩔 수 없이 찬성한 것이며, 김종인 대표가 ‘탄핵에 충분히 법리적으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면서 “김 대표는 당시 민주당원이 아니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뭔가 착각한 것 아니냐”고 추 후보를 몰아세웠다.
추 후보의 지지세력인 친문계에게 ‘탄핵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여론의 지지가 높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갈등까지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추 후보는 이에 대해 “21년 정치를 하면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참여한 것”이라며 “당시 사죄의 마음으로 삼보일배 드리고 여러차례 사과의 말씀을 올렸지만 노 전 대통령께 죄송한 마음이 갚아지겠냐”며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김 대표가 탄핵 추진 과정 중에 당 수뇌부 회의에 참석해 헌법재판소 분위기를 전했다고 말씀드린 것일 뿐”이라며 “김 대표는 총선 때 선거분위기를 잡아주셨고, 경제민주화 가치를 표방하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김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어 김상곤·이종걸 후보는 추 후보가 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을 소외시키고 있다며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호남지지를 복원하고 야권연대를 일궈내야 한다”면서 “추 후보는 이런 주장을 하는 저를 두고 국민의당 대변인 같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도 “추 후보는 호남정신 계승을 약속하고 있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안정적인 득표가 가능하다며 호남 유권자들을 부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호남 표를 바라지만 (호남을 위해) 희생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추 후보는 이에 “무슨 근거로 내가 호남을 부수적으로 취급한다고 하냐”며 “호남 유권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싸우고 분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처럼 이번 전대가 정책 대결보다는 비방전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거물급이 나서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