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9일 청문회를 열었지만 증인들이 대거 불참해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문회 첫날 특위가 출석 요청을 한 증인 23명 중 아타울 라시드 사프달 옥시 코리아 대표, 이재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외협력 전무, 옥시 측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장지수 변호사 등 13명이 출석했다. 그러나 5년 전 가습기살균제 사건 발생 당시의 책임을 지고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코리아 최고경영자, 신현우 전 옥시 사장 등 주요 관련 임직원 10명은 불참했다.
또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허위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있는 유일재 호서대 교수, 조명행 서울대 교수도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우울증 및 심신미약을 사유로 불출석한 조 교수에 대해 특위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출석하라고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조 교수 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질문할 사람이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니 질문을 할 수가 없다” 등 저조한 증인 참석률과 비협조적 답변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요 핵심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 등 옥시 본사 관계자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레킷벤키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의원들은 최대 가해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본사 책임을 추궁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레킷벤키저와 옥시의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전인 2000년 옥시가 제품의 흡입 독성 실험 필요성을 인지했지만,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전 한국을 방문한 본사 측의 요구로 실험을 중단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대표였던 신현우 전 사장의 진술에 의하면 2001년 연구소에 온 본사 측 연구원은 ‘가습기당번’의 흡입독성 실험을 중단하고 그 자료를 영국으로 넘기라고 했다고 한다”며 본사 개입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레킷벤키저가 영국 정부의 요청을 이유로 특위의 현지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거듭 질타했다. 하 의원은 “영국 대사관은 이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본사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여부를 영국정부가 조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특위 위원장도 “대사관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레킷벤키저가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기망하고 속인 것으로, 매우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아타울 라시드 사프달 옥시 코리아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본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이 겪은 큰 상처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가능한 많은 지원을 드려 그분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상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프달 대표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었던 배경에 대해 “당시에 옥시레킷벤키저는 글로벌한 소비자안전지침을 마련해두지 못했고 영업하는 국가의 국내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다”라며 “
[김명환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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