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가 불러온 후폭풍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의원직 사퇴까지 주장하면서 과거 야당이 하던 투쟁 방식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야당이 아니라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국회 운영에 항의해 단식 투쟁에 돌입하는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의회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저는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다”며 “거야(巨野)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선 비상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 단식을 시작하면서 “어영부영하려면 시작도 안했다”며 “반드시 정세균 의원이 물러날 때까지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정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맨 입으로 안된다”고 말하는 음성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어 최고위원회의를 ‘정세균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본회의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시작했다.
국회는 국정감사 첫날인 이날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감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파행을 피해가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상임위 7곳에 대해 야당 단독으로 국감 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무위원회 등 5곳의 상임위는 열리지 못했다.
여당은 단식 농성에 나서고, 야당은 국감을 단독으로 실시하는 등 양측이 ‘출구’를 고려하지 않는 강경 대치에 돌입하면서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신헌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