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출범한 20대 국회가 출범한 지 145일이 지났는데도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민생을 위한 입법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국회의원들은 21일 정오까지 총 2478건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1281건의 법안을 발의해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이에비해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은 669건(27%)의 법안을 발의해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총 38명의 원내 의석수를 가져 제3당인 국민의당은 적극적으로 법안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총 426건의 법안을 발의해 전체의 17%의 비중이었다. 정의당은 57건을 발의했다.
의원 1명이 내는 발의 건수는 국민의당이 가장 많았다. 국민의당의 의원1인당발의건수는 11.2건으로 민주당(10.2건)을 넘어섰다. 새누리당은 5.2건으로 국민의당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의당은 9.5건이었다. 20대 국회의원 300명의 1인당 평균 발의법안수는 8.16건이었다.
법안 발의가 많다고 해서 우수한 의원은 아니다.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의 일부만 수정해 20대에서 재발의하거나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제정법안을 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20대 국회의원 통틀어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박광온 민주당 의원의 경우 20대에만 총 80건의 법안을 냈다. 하지만 19대 당시 자신이 발의했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된 영유아보육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상당수를 그대로 20대에도 올렸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20대 국회는 발의된 법안 건수는 많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산업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규제만 강화하는 감정적 성격의 법안이 다수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대선주자들은 입법활동을 통해 자신이 구상하는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안’을 통해 사회서비스와 복지 확충을 내걸었다. 복지와 균형성장을 내거는 유 의원이 고심 끝에 낸 법안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발의한 2건의 법안 모두 지역민들의 경제생활을 돕는 내용이었다. 야당이면서도 여당 텃밭인 대구를 지역구로 한 김 의원의 ‘지역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비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단 한 건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경우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해 총 13명의 의원(김석기 김진태 김한표 백승주 서청원 여상규 유민봉 이군현 이혜훈 정양석 최경환 최교일)의 대표발의 법안 건수가 ‘0건’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최인호 진영 우상호 신창현 김병기 의원 등 5명이, 국민의당은 이태규 의원의
의원 통틀어서는 박광온 민주당 의원(80건)에 이어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66건), 이찬열 민주당 의원(48건),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37건),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35건)이 뒤를 이었다.
[김효성 기자 / 추동훈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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