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근 전 연설비서관 “연설문 이상하게 고쳐 돌아온 적 없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청와대 연설문 사전유출 사건 의혹과 관련해 나흘 간 잠적한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연설비서관은(현 한국증권금융 감사)은 2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본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연설문 자료를 취합해서 대통령께 올려드리면 대체로 큰 수정이나 첨삭은 별로 없었다”며 연설문 파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연설문 사전유출 등에 대해 불필요한 의혹이 증폭되는 것 같아 입장 발표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설문 최종본은 대통령의 결정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최순실을 알고 있었냐’며 ‘최순실과 연설문을 온라인 등을 통해 사전에 상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전 연설비서관은 “최순실씨는 본적도 없고 이번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초고를 작성한 사람으로서 최종본이 다르게 돌아온 것을 인지했을 텐데 이의 제기나 경로를 알아보려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런저런 자료를 취합해서 올려드린 연설문 거의 그대로 박 대통령이 발언했고 통째로 이상하다고 느낀 적 없었다”며 “그래서 중간에 누가 손을 냈다거나 하는 의심을 안했다”고 답변했다.
드레스덴 문건이나 외교안보 문건은 내용이 크게 바뀐 건데 의심을 안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전 연설비서관은 “어느 부분이 크게 바뀌었느냐”고 반문했다.
한 기자가 직책을 그만둔 이유를 묻자 그는 “대선기간 까지 포함하면 약 4년 넘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메시지 초안 작성 업무를 맡았다”며 “글을 쓰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렵냐. 4년 이상해오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건강도 많이 안 좋아져 사의표명을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연설문에 ‘우주’, ‘기운’ 등이라는 표현을 직접 작성했냐는 질문에 조 전 연설비서관은 “디테일한 건 보안업무 규정 위반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연설문이 개인의 PC에 들어간 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제 상식으로 잘 이해가 안된다”고 대답했다.
연설문 초안을 누구한테 넘겼냐고 묻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부속실로 넘겼다”고 답변했다.
부속실 누구에게 넘겼냐는 질문에 그는 “청와대 보안 규정상 대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연설비서관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10년간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메시지 초안 작성 업무를 맡았다.
2013년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7월까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역임해 2014년까지 청와대 연설문 유출 당시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연설문 업무를 총괄했다.
그는 대통령 연설문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지난 24일과 25일에는 외부일정을 이유로, 26일부터 이날까지는 휴가를 내고 외부와 접촉을 끊은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