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차기 전투기(F-X) 기종이 F-35A로 결정되는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 당초 유력한 후보기종이었던 F-15SE(사일런트 이글)이 2013년 9월 최종 선정 과정에서 탈락하는 이변의 배후에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의혹이다. 국방부는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특히 2013년 9월 24일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현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SE가 부결될 때 김 전 장관이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F-X 사업이 진행됐던 2013년을 돌이켜보면 미국 F-35A와 F-15SE,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기종이 경쟁을 펼쳤다. F-15SE와 유로파이터는 F-X 기종평가의 핵심항목인 가격과 기술이전 측면에서 우리 정부와 군의 요구를 충족했다. F-15SE는 한국에 이전할 기술이 충족되지 못하면 자신들이 해외에서 구매해서라도 제공하겠다고 했고, 유로파이터는 아예 생산라인을 한국에 건립해 전투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F-35A는 가격도 우리 요구 수준을 뛰어넘었고, 기술이전 수준도 미달이었다.
방위사업청과 군은 F-35A를 배제하고 F-15SE와 유로파이터 등 2개 기종을 대상으로 평가에 돌입하던 중 유로파이터가 제출한 서류에 하자가 드러나 결국 2013년 8월 F-15SE 한 기종으로 압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군 전직 참모총장 등이 F-15SE를 반대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국회와 청와대, 국방부에 전달하는 등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F-15SE가 절차에 따른 결과는 맞지만 향후 전장 환경에서는 스텔스기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멤버였던 한 인사는 “당시 회의에서 F-15SE의 떨어지는 성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결국 방추위에서 F-15SE가 부결됐다. 당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방추위 위원 19명 중 대다수가 F-15SE를 부결시키는 데 동의했다”며 “기종 종합평가 결과와 북한의 핵 등 비대칭 위협, 최근 안보상황, 세계 항공기술의 급속한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해서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1일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F-X(차기 전투기) 사업은 향후 30년 이상 국가안보의 핵심역할 수행에 적합한 기종을 효율적으로 선정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추진됐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당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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