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실장’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부 실세로 꼽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보고받은 적 없고,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2일 김 전 비서실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을)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적도 없다”고 밝혔다.
최순실 기획입국설과 김병준 총리 지명 등 현 상황을 수습하는 막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제가 관여하는 것은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은 “현재 시국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 현안에 대해서는 “내가 지금 (정부)밖에 나와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기념사업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정홍원 전 국무총리도 ‘최 씨를 알았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김 전 비서실장은 문고리 3인방과 안종범·우병우 수석이 청와대를 떠난 상황에서 정국을 수습하는데 박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2월 퇴임한 김 전 비서실장은 1년 6개월 동안 현 정부 최장수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며 박 대통령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실장과 최 수석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로 김 전 실장이 평소에도 각별히 최 수석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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