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9일 청와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이 모두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은 이미 지난 6일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구속)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주요 국정자료를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박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최측근 비서진으로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풀 핵심 관계자들로 꼽힌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고 설명했다.
특본은 곧 두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조사에 앞서 이들을 상대로 △청와대 문건 유출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독대하고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독려했는지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박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전산 보안을 담당했다. 그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는 청와대 자료를 외부 유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무관하지 않다. 최씨가 보관·사용한 태블릿 PC에서는 문고리 3인방이 문서 작성 아이디를 공유한 흔적이 나왔다. 이 전 비서관은 또 장관들과 공공기관장이 참여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들어와 간섭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안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도록 자신의 차량을 제공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비밀 의상실에서 촬영된 CCTV 영상에서 최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옷을 고르던 이영선 전 제2부속실 행정관의 직속 상급자를 지냈다.
한편 특본은 이날 오전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서울 삼성동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최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동원해 GKL이 장애인 펜싱 선수단을 창단하도록 압력
[이현정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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