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변호사 앞세워 檢수사 대비…'조사 늦추자' 협의
↑ 유영하 변호사 / 사진=연합뉴스 |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박근혜 대통령이 '원조친박'(친박근혜) 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수사 대비모드에 들어갔습니다.
박 대통령이 15일 변호인으로 선임한 유영하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는 검사 출신인 동시에 박 대통령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은 측근 인사여서 이르면 금주 중 이뤄질 검찰 조사를 준비하는 데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 변호사는 연수원 수료 후 창원지검, 청주지검, 인천지검, 서울지검 북부지청 등에서 7년 동안 검사로서 실무를 경험했고, 이후에는 17∼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권에 발을 걸쳐왔습니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지내고 2010년에도 법률특보를 역임한 바 있어 박 대통령이 믿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법조인이기도 합니다.
검사 경력이 길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최고의 '특수통'으로 불리는 최재경 민정수석이 지휘하는 청와대 법률 참모라인이 전체적인 대응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본다면 검찰 조사에 입회해 박 대통령을 다독이면서 현장 상황을 관리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특히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맞서 네거티브 대응 핵심역할을 담당해 '호위무사'로 불릴 만큼 박 대통령 개인사에도 밝고, 최순실씨 의혹에 대한 방어논리를 갖추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5%(한국갤럽 기준)로 떨어지고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100만명이 운집할 정도로 이번 사건에 대한 여론이 나쁘다는 점에서 유 변호사만큼 '충성심'을 갖고 활약할 법률대리인을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유 변호사는 이제 막 변호인으로 선임돼 사건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고 박 대통령 본인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들어 조사 날짜를 늦추는 방안을 협의할 전망입니다.
검찰의 스케줄대로 조사에 응했다가는 내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전직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서 추가로 밝혀지는 내용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또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가급적 내주 이후에 조사하자고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도비니다.
조사 방식의 조율도 변호인에게 주어진 중요 과제입니다.
유 변호사와 청와대도 성난 민심을 의식해 결국 대면조사를 수용하는 쪽으로 물러설 전망이지만, 조사 장소와 관련해서는 현직 대통령의 검찰청사 출석만큼은 최대한 피하려고 할 것이 유력합니다.
동시에 유 변호사는 최 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과 상의해 박 대통령에 대한 방어논리를 다듬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검찰이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만, 향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검찰 조사를 마치면 여야가 합의한 특별검사 수사에도 현 체제로 대비할 가능성이 큽니다.
야당 추천 특검이 수사를 지휘하는 데다 최 씨의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세월호 7시간' 논란까지 특검 대상에 포함되면서 더욱 강도높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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