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여야 의원들은 답답한 심경을 쏟아냈다.
청문회에는 출석대상 증인 27명 중 절반인 13명만 참석, ‘반쪽 청문회’로 시작하다 동행명령장을 발부받은 장시호씨가 오후에 출석해 14명이 증인석을 채웠다.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증인들에 대한 호통은 이어졌지만 핵심증인이 빠진데다 출석자들도 모르쇠로 일관해 ‘맹탕 청문회’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김기춘 전 실장에게는 세월호 관련 질문이 쏟아졌으나 소득은 없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특위 위원들은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적힌 김 전 실장의 사법부·언론통제 의혹을 거론하며 김 전 실장을 몰아세웠다.
김 전 실장은 때로는 뻣뻣하게, 때로는 해명하듯 전략을 바꿔가면서도 답변만큼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침몰 당일 보고 상황 등에 대해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얘기한 데 대해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자신이 2013년 수술받은 날짜를 기억하면서 304명이 죽은 그날은 기억이 나지 않느냐. 국민의 할말을 잊게 만드는 증인”이라고 하자 한숨을 크게 내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검사’ 후배인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이 청문회가 잠시 정회하자 김 전 실장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른 증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침울한 표정을 짓거나, 긴장 속에 연거푸 물을 마시거나, 정면만 보는 등 제각기 다른 태도였지만 대답은 한결같았다.
특히 고씨는 초반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 손혜원 의원 등이 “당신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며 독려하자 최순실씨를 작심 비판하는 등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고씨는 일부 기자들과 국회 후생관에서 점심을 같이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새누리당 황영철·하태경 의원은 “우리 고영태 증인”이라고 불렀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쉬는 시간에 넥타이가 비뚤어졌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고영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오전 질의가 끝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12.7 superdoo82@yna.co.kr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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