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탈당파·잔류파로 혼란…유승민의 선택은
↑ 유승민 / 사진=연합뉴스 |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즉각 탈당파'와 비상대책위 구성을 보고 결단해야 한다는 '잔류파'로 나뉘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구심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전혀 다른 해보를 보이며 엇갈렸습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지역구 핵심 당원과 비공개 송년회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 여부를 일주일 가량 신중하게 고민한 후 최종 결심하겠다"고 말해 탈당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들어서고 비대위 체제 전환 일정이 지연되면서 일주일 지난다고 해도 현재와 상황이 별로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비박계 의원들과 만나 "친박계는 바뀔 사람이 아니라고 진작부터 얘기하지 않았느냐. 더 본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비대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18일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비대위원장 후보로 자신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 개혁의 전권을 행사하는 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기꺼이 그 독배를 마실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전 비대위원장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차가운 반응을 보였던 유 의원은 현재는 전제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비대위원장 수락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비주류 중에는 여전히 '당내 투쟁파'가 적지 않은 상황이며, 또 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탈당에는 부정적입니다.
한 비박계 의원은 "당 개혁 가능성이 0.01%도 없다면 모를까 지금은 일단 당내에서 투쟁하는 게 맞다"면서 "탈당한다면 친박계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비박계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만 분당 사태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 의원이 요구한 '전권 비대위원장'은 공공연히 이름이 거론된 일부 강성 친박계에 대한 인적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류 측이 이를 수용할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 의원이 던진 카드는 '최후통첩' 성격으로 친박계가 이를 걷어찰 경우 탈당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당의 본류인 대구·경북(TK)을 근거지로 한 유 의원이 제 발로 나가는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싸우다가 쫓겨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향후 TK의 맹주 자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 경우 일단 김 전 대표와 핵심 측근 의원들이 1차 탈당을 결행하고, 유 의원이 2차 탈당 행렬에 올라 탈당파들과 합류함으로써 정치적 관심도를 높이며 새로운 보수 세력을 자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후 당에
비주류 의원들은 이번 주 연쇄 회동을 갖고 비대위 전환과 탈당 등 향후 진로를 놓고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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