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서청원 편지 무례해"…친박계 중진·초선 의원 만나며 광폭행보
↑ 인명진 서청원 무례/사진=연합뉴스 |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을 겨냥한 인적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나흘 만에 당에 복귀한 뒤 한층 강력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당무복귀 첫날인 3일 오전부터 친박계 중진의원·원외당협위원장·초선 의원 등을 모두 만나는 광폭 행보를 선보이면서 당초 예고했던 인적청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강성 의원들이 '인명진 표' 인적청산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도 좀처럼 굴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찬박계 핵신들의 반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전날 당내 최다선(8선)인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이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의 길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낸 점을 겨냥한 것입니다.
인 위원장은 "저도 그 편지(입장문)를 봤는데 당 대표에게, 인간 인명진에게 무례한 일"이라면서 "자신들도 신문을 보고 여론을 들을 것이다. 스스로 책임을 져달라는 게 독선이냐"고 반박했습니다.
인적청산을 위한 탈당 대상에 대해선 여전히 구체적인 실명 언급은 없었으나 현재의 새누리당 상태를 '악성종양'에 비유하며 "종양의 핵만 제거하면 악성종양이 번지지 않을 수 있다"고 친박핵심을 겨냥했습니다.
또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스스로 증상을 나타내더라"라고 우회적으로 인적청산 대상자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언론인과의 간담회 직후 곧바로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친박계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인적쇄신안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 인사들은 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되 명예롭게 물러날 방안을 당부했고, 인 위원장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고 김성원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오후에도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초선 의원들을 차례로 면담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에게도 국회의원 뱃지를 떼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잃을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으니 우리가 마음으로라도 같이 책임을 느낀다는 뜻에서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와 초선 및 3선 의원 일부, 원외당협위원장 쪽에서도 친박 강성들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며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이정현 전 대표 한 사람의 '용단'으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정 원내대표는 고위 당직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기가 모든 걸 안겠다는 자세는 용기있는 참 정치인의 모습"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이 이 전 대표의 탈당으로 '친박당(黨) 색깔'을 벗었다고 할지는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수영구가 지역구인 3선 유재중 의원도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부산에서 지역민들을 만나보니 이 전 당 대표의 탈당 소식에 대해 '정말 참 저런 분도 있구나'라고 하시는 분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이라는 건 '정말 이 정도까지 해야 하느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행해), 새누리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초선의원도 전날 서 의원의 입장표명에 대해 "초선들은 속으로 끙끙 앓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고 다들 말한다"면서 "이 전 대표 한 사람만 탈당하는 건 의미가 없다.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까지 세 분의 탈당계를 일괄 처리해야
인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 원외당협위원장들은 "비대위원장의 이번 결단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따르는 것이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책임지는 것이 보수의 올바른 자세라고 믿는다"면서 인 위원장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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