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앞으로 행보는?
↑ 12일 귀국하는 반기문/사진=연합뉴스 |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서 대선출마 준비가 본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반 전 총장은 4일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공관을 떠나 애팔래치아 산장으로 갔습니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휴식하고, 국내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오는 12일 오전 3시(현지시각 11일 오후 1시) 뉴욕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에 몸을 싣는다고 전해졌습니다. 인천국제공항 도착 시각은 12일 오후 5시 30분입니다.
반 전 총장이 공항에서 내놓을 첫 메시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내에 발을 딛는 이 시점부터 국제기구 수장에서 '새내기 정치인'으로 변모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 전 총장 주변에서는 귀국 직후의 대국민 메시지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간단명료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길 짧은 발언만을 남길 확률이 높습니다.
반 전 총장이 직·간접적으로 강조해 온 대통합과 대타협,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소통의 가치를 담으면서 선거 쟁점이 될 개헌과 경제 문제를 언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의 필요성을 거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영 인파를 통제할 수 없지만, 과도한 규모는 반 전 총장도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습니다. 대통령 탄핵 국면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 전 총장의 귀국에 맞춰 국내에서 준비해 온 실무진은 마포에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전 총장은 국립현충원을 배후에 둔 사당동 자택에 머무르면서 당분간 자신의 사무실, 광화문 주변에 있는 측근 인사들의 사무실 등을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무실은 근거지로만 활용하고, 여러 분야와 계층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소통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광범위한 사람·그룹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과 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을 첫 일정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권 도전 의사도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선 레이스에는 현실 정치인들의 도움이 필수적인 만큼, 정치권 인사들도 진영과 계파를 가리지 않고 두루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구도에선 반 전 총장이 보수 진영의 후보로 인식되지만, 확장성을 위해 오히려 진보 진영의 정치인들과 적극적으로 만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애초 오는 15일로 거론되던 귀국 날짜를 며칠 앞당긴 것도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정치 활동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옛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같은 인위적인 지역간 연대 구도를 염두에 두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지난달 뉴욕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났을 때 자신은 '뉴 DJP 연합을 하자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자칫 반 전 총장이 출신 지역인 '
반 전 총장을 도와 온 김숙·박인국·오준 등 외무고시 12회 출신 전직 외교관들 역시 '외교관 프레임'을 우려해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