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방문으로 시동 건 대권 행보…점심 메뉴는 김치찌개

현충원 방문으로 시동 건 대권 행보…점심 메뉴는 김치찌개

↑ 현충원 방문 /사진=연합뉴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오늘(13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로 사실상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현충탑에 분향·묵념을 한 뒤 안장된 순서에 따라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습니다.

또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과 애국지사 묘역, 6·25 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을 차례로 돌아봤습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동작구 사당동의 한 김치찌갯집에서 대학생·워킹맘·창업자 등 청년 대여섯 명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20∼30대 청년층의 고민도 직접 들었습니다.

특히 고민에 답하는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 시절의 경험을 언급하며, 복지·교육·고용 등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의 윤곽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한국의 아주 구체적인 실정과 문제가 아직 파악이 안 돼 있다"며 식당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 듣기를 자청했습니다.

첫 번째로 고민을 꺼낸 시민은 워킹맘이었습니다.

그는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 비상근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은 자신이 유엔을 떠나기 전 관심을 갖고 직원들의 육아센터 운영방식을 살펴본 사실을 언급하며 "육아센터가 1분 늦을 때마다 돈을 물리기 때문에 남자직원이든 여자직원이든 젊은 사람들이 (퇴근 시간이) 땡 하면 나가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 이야기도 언급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사실 저의 딸도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을 했는데, 가만히 보니 직장에 가서 받는 봉급보다 아이를 위해 쓰는 돈이 조금 더 많더라"며 "결국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냥 가정주부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 집사람도 대학을 졸업해 결혼 전까지는 직장을 다녔는데, 저하고 결혼을 하니 직장에서 나가라고 온갖 신호를 보내더라"라며 "그 눈칫밥을 견디다 못해 울고불고 나온 일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대학생 신분으로 창업한 청년, 반 전 총장이 찾은 식당을 운영하는 30대 주인, 취업 준비 대학생 등으로부터 차례로 고민을 들으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