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8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Victor Cha)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후보로 거론되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8일 "미국 정권 교체기에 놓여진 도전을 다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한국 리더십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북핵 위기로 인해 신임 미국 행정부와 한국 지도부 간에 조율이 요구된다면 트럼프는 전화를 들 용의가 있겠지만 받을 상대방이 없는 상황은 좋지 않다"며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가능한 한 일찍 이 방향이든 저 방향이든 타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원활한 공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 석좌는 "북한은 미국 대륙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트럼프 임기 중 과시하려 시도할 수 있다"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가 그랬던 것처럼 북한 변수가 트럼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중대 현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사이버전 역량 강화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며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는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들어서 미국, 일본과 함께 한·미·일 삼각 동맹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미국 내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이자 제재와 압박을 중시하는 대북 강경론자로 통한다. 차 석좌가 물망에 오르는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차 석좌의 강연에는 400여명의 청중과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차 석좌는 트럼프의 대북 정책을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북한 비핵화 및 ICBM 개발 중단 △중국의 적극적 역할 요구 △제재와 외교적 협상 병행 등을 언급했다. 차 석좌는 중국의 성실한 대북 제재 이행 필요성를 강조하면서 이것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의 뼈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국경 간 밀무역을 차단하고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했다.
차 석좌는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핵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사드 배치와 한미 연합 군사 훈련 강화 및 일본의 군사훈련 참여, 한·일간 역사적 문제 해결을 통한 한·미·일 공조 강화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차 석좌는 마무리 발언으로 "대북제재는 비핵화를 위한 수단이지 북한의 체재 붕괴를 목적으로 두지 않는다"며 "외교 트랙을 열어두지 않는 그
[박태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