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직 국정안정을 위한 생각뿐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건부 답변을 내놓았다. 대선 출마에 즉답을 피한 황 권한대행에게 최근 지지율이 오르며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을 재차 묻자 "지지율에 관한 보도는 저와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대선)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답을 했던 황 권한대행은 이날도 대선 출마를 부인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떠밀려 출마하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황 권한대행은 감색 양복에 화려한 초록 체크 넥타이로 한껏 멋을 내고 기자회견에 임했다. 답답하고 올드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
이날 사전 질문지 없이 1시간가량 '라이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황 권한대행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와 소녀상 논란, 트럼프 행정부 출범, 경제 문제 등에 대해 주저함 없이 답하며 안정적 모습을 보여줬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명백하고 실존하는 위협"이라며 "사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적 방어수단이다. 반드시 필요한 자위적 조치이고 다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교 현안인 부산 소녀상 문제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초관심사항이기 때문에 여러 루트로, 여러 채널로 협의 해나가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는 "이틀 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다"며 "한미동맹의 발전과 북핵문제 대처, 경제통상 관계 발전 등을 위한 정책공조를 차질없이 본격 추진해가겠다"고 밝혔다.
경제 문제에 대해 황 권한대행은 "정부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며 "기업인들에게도 과감한 투자로 경제 회복에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논란에 관해선 "구체적인 논의를 하다보면 청탁금지법의 근본 취지가 흔들릴 수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특정 지역에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면 보완책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실태조사가 끝나면 보완을 해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황 권한대행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인 대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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