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성능을 시험한다며 사촌동생이 입고 있는 방탄 조끼 위에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법무연구소의 방탄 기준을 몰랐던 탓이다.
미국 법무연구소는 9mm 권총탄부터 철갑탄까지 모두 5단계의 방탄 조끼 등급을 분류했다. 해당 탄환을 6발까지 막을 수 있고, 성능이 6년동안 유지되도록 요구한다. 사고를 당한 형제는 해당 방탄조끼가 포함된 등급보다 관통력이 강한 총으로 실험한 것이다.
강도와 탄성이 높은 신소재의 개발로 현재 개념의 방탄조끼가 보급되면서, 방탄조끼의 인기가 높아지자 여러 업체들이 난립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방탄조끼 성능별로 등급을 분류할 필요성을 느꼈다.
석유화학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강철이나 면 소재를 바탕으로 방탄조끼를 만들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강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조각을 나일론 소재와 결합해 만든 방탄 조끼를 입었지만, 이는 적이 조준해 사격한 탄환을 막지는 못했다. 도비탄(목표물에 맞은 뒤 튕긴 탄환)이나 폭탄의 파편을 막는 수준에 불과했다.
적이 조준 사격한 탄환을 막는 방탄 조끼 소재인 듀폰의 '케블라', 테이진의 '트와론', 코오롱의 '헤라크론' 등은 1970년대에 개발됐다. 모두 방향족 석유화학 제품을 기반으로 만든 아라미드 섬유 계열이다. 1972년 개발된 케블라는 같은 굵기의 강철보다 강도가 5배 높다.
실전에 적용된 최초의 방탄복은 흥선대원군의 지시로 개발된 면제배갑이다. 조선 말기 병인양요(1866년) 당시 서양 총기의 위력을 보고 공포를 느낀 흥선대원군은 총탄을 방어할 수 있는 갑옷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의 관료들은 면포 12겹을 겹친 면갑이 총알을 뚫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고 면제배갑을 만들었다. 면재배갑은 조선군에 보급되기 시작해 신미양요(1871년) 때 실전에 적용됐다. 하지만 면제배갑은 군사들의 전투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방탄조끼의 외형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더 강한 탄환을 방어하고 더 많은 물품의 수납공간을 추가하면서 착용자의 활동성을 떨어뜨리는 방탄조끼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히 착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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