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여권내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강력한 경쟁자를 잃은 유 의원과 남 지사는 대선 '마이웨이'를 이어가며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섰지만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대선 후보 경선 흥행몰이를 꿈꿨던 바른정당엔 빨간불이 켜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제외한 여권 후보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 의원 캠프는 이번 사태를 '위기속의 기회'로 삼아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유 의원은 반 전 총장 사퇴 다음날인 2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스타트업 기업 간담회를 갖는 등 평소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반 전 총장과 세게 맞붙어 이긴 뒤 강력한 여권 후보로 자리매김 하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기존에 준비했던 정책 공약 발표와 대국민 행보를 이어간다.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반 전 총장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자신감이 있었던만큼 반 전 총장의 불출마가 대선 계획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당장 반 전 총장의 지지층 상당수가 황 권한대행으로 넘어간 만큼 그에 대한 대비를 겸하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유 의원은 이날 황 권한대행을 겨냥해 "대선 출마에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 뜻을 밝히고 대행 자리를 그만 두는게 옳다"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28사단 수색대대를 방문해 모병제 도입, 사병 봉급 인상 등을 주장하며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차분한 두 후보 진영과 달리 바른정당 내부에선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찬물이 끼얹져진 분위기다. 반 전 총장을 통해 대중적 관심을 극대화하고 제3지대 빅텐트의 구심점이 되려 했던 계획 자체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반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였던 다수 의원이 패닉상태에 빠졌다"며 "서둘러 당을 추스려야 대선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의 낙마로 여권 내 대선 지형이 요동침에 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대선 불출마 번복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기문 변수가 사라진 만큼 뛸 수 있는 선수를 총동원해 흥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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