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회담, 트럼프 정부 한반도 정책 방향 가늠
↑ 사진=연합뉴스 |
서울에서 오늘(3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10시35분까지 55분간 회담을 합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려 미국 신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55분간의 회담 시간 중 상호 통역을 고려하면 30여 분간 핵심적인 대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새로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이 때문에 첫 회담 의제는 한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태세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회담에서 사드배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전날 일명 '운명의 날 비행기'(the Doomsday Plane)로 불리는 E-4B 전용기 안에서 미국 수행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드배치 문제를 반드시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가 사드 문제를 지금 논의하는 것은 오로지 북한의 행동 때문이다"라며 "사드는 우리 동맹국 국민, 그리고 그들을 지키는 우리 군인들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최우선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등의 한반도 정책 방향 설명과 함께 확장억제력 제공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에서 매티스 장관은 북한 위협에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 현안으로 다루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고도화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저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북 선제타격, 김정은 정권 교체, 체제전복 주장까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사 준비를 마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하면 미국 내 이런 주장은 더욱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란이 지난달 29일 테헤란 동쪽 셈난 지역에서 사거리 1천㎞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보면 북한의 도발 행동에도 강경한 대응 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군사적 조치까지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상원 군사 청문회에서 "어떤 것도 (논의의) 테이블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민구 장관도 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의 실행력 제고 방안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전략무기 상시 배치 문제가 이런 방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매티스의 이번 한국과 일본의 순방이 한미동맹, 미일동맹을 비롯한 한미일 3각 동맹을 공고히 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한미일의 공고한 3각 동맹을 통해 군사력을 팽창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매티스 장관이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한미 양국을 이간할 수 없으며,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사드배치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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