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안희정표 대연정'과 '박원순 쟁탈전'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로 인해 차기 대권지형이 야권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경선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연정 화두를 던진 안 지사를 겨냥해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공개적인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대연정 제안을 철회하고 다음 주 토요일 광화문 촛불 앞에 나와 국민께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문재인 전 대표도 대연정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지지율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민주당 내 2위로 올라선 안희정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 시장은 "저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 '공짜밥'이라 매도할 때도, 이명박·박근혜의 녹색경제·창조경제를 이어 가겠다고 했을 때도,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사법부 판단은 늘 존중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이해하려 했다"며 "하지만 넘어서는 안 될 선이 대연정"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최근 자꾸 곡해들을 한다"면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의회와 협치해야 하며 재벌개혁법 하나 통과시키려고 해도 안정적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그것(대연정 언급) 하나 갖고 갑자기 30년 민주화 운동을 한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 안희정을 한꺼번에 그러면(매도하면) 안 된다"면서 사과요구를 거부했다. 또 안 지사는 "제가 노무현 정부의 대연정-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것은 대연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며 "민주주의 정치, 의회정치의 대화와 타협 구조를 정상화시켜서 시대의 개혁과제를 완성하자 것"이라며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표 역시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 대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은 좀 섣부르다"고 반대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연정을 두고 술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선거전에 섣부른 연정 이야기"라며 우려를 표명했으나,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 지사는)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며 호응을 보냈다.
민주당 경선주자들은 불출마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대표적인 정책인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을 운영하는 서울의료원에 방문해 "서울에 우리 박원순 시장이 좋은 병원 만들었다"며 박원순 띄우기에 나섰고, 지난 달 31일에도 한 주민센터를 찾아가 "제가 박 시장과 친하다. 우리 박 시장이 잘하고 있다"등 발언으로 박 시장을 추켜세웠다.
안 지사쪽은 박 시장 측근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 인사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며, 이미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올해 초 선거캠프에 합류시켰다. 이 시장측은 박 시장과 야권공동정부 구성 등에 한목소리내는 등 연대를 과시한 바 있기에 중장기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측은 불출마 선언한지 열흘 정도 지난 상황에서 당내 경선의 특정후보를 지원하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민주당 대선후
한편 문 전 대표는 대세론에 힘입어 외부 인사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는 최근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뒤 지난 4일 문 전 대표의 북콘서트 행사 진행을 맡았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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