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통령이 국가재난 콘트롤타워가 되겠다"며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을 발표하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어르신을 잘 모시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노인복지 구상을 내놨다. 당내 1~2위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차기정부 정책 밑그림을 보여주면서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을 지향하는 문 전 대표가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을 통해 재벌개혁, 일자리, 외교안보, 신성장동력, 국민안전 등 분야별 공약을 체계적으로 발표하는 것과 달리 안 지사는 청년부터 노인층까지 세대별 다양한 계층을 만나 평소 구상을 펼치면서 확장성을 꾀하고 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공공 일자리 81만개 신설 등 정부주도 경제성장과 복지시스템을 주장한 반면 안 지사는 "정부 주도형 시대로부터 시장 개인이 주도성을 갖는 민관 협치로 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차별화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진구 시민안전체험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주최 포럼에서 "대형사고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 전 대표는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독립시켜 각각 육상과 해상 재난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소방공무원을 법정정원 이상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또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문 전 대표는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부터 하나씩 줄여나가겠다”면서 “원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40년 후 원전 제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탈원전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공기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역시 신규건설을 중단기로 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전국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 국가재난 독립조사위원회 설치, 국가 재난 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화재당시 이웃을 구하려고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대피시켰지만 정작 자신은 유독가스 중독으로 숨진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의 아버지 안광명씨가 이날 '문 전 대표에 대한 인간적인 고마움'을 전하면서 지지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안전은 국민의 기본권 중 기본권으로, 개헌하면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대한노인회중앙회를 찾아가 "한강 기적의 영웅이었던 아버님 세대를 잘 모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OECD 국가에 걸맞지 않은 높은 노인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기초생활수급제와 기초노령연금제를 보완하고, 일자리를 연계한 노인복지 정책을 펴야한다는 등의 노인복지 구상을 선보였다.
또 안 지사는 중소 자영업자단체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단 회의에도 참석해 "중앙집권화된 서울 중심의 나라에서 지방분권으로 가야만 골목상권도 살고 지역요식업과 이미용업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으로 표현되는 관주도형과 임금님 주도형 시대로부터 시장, 기업, 가계, 개인이 주도적으로 경제적 번영과 미래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집권에 대비해서 정부조직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이 중심이 되어서 인수위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인수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우리 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 어떻게 할지, 정부조직법 등도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당차원에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다수 의원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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