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이 여야 대선레이스 초반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북풍'이 불어닥친 것이어서, 상황 전개에 따라 안보이슈가 대선판에 크게 영향을 끼칠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안보'는 거의 상수(常數)나 다름없었다. 남북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각 주자의 안보관과 북한에 대한 태도는 대통령감으로서의 주요 평가지표였다. 지지율이 그에 따라 크게 요동쳤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사건이 여야 대선주자들의 '안보 인식'을 본격 검증하는 쪽으로 대선판의 흐름을 유도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등 일련의 이슈가 '안보'가 대선판을 지배할 사실상의 첫 대형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범여권 주자들은 이 같은 안보국면을 고리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조속 배치를 촉구하면서 정국의 초점을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 2~3개 포대를 국방예산으로 도입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긴장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특히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정부 공식 발표가 안 나온 상황에서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며 "일단 정확한 사태를 파악하며 정부 입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김정남의 사망 경위와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상황에서 입장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전 선거에서도 많은 변수가 있었지만, 우리 국민은 흔들리지 않고 소신대로 판단해왔다"고 말했다.
이재명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정부가 진상을 파악해 국민께 알려야 하며 상황대처에 만전을 기할 것을 바란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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