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5년 전 김정남에 대한 암살 명령을 내렸고 김정남은 같은 해 4월 자신의 이복동생인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서신까지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인 스탠딩 오더였다"면서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후 김정남이 같은 해 4월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남은 서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하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북한 정찰총국을 비롯한 정보당국은 지속적인 암살기회를 엿보면서 준비해온 결과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오랜 노력의 결과 실행된 것이지 암살의 타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이라며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 내부에 충격을 계속주기 위해선 일어날 것"이라며 "이 일로 인해 북한 내부 엘리트들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일반 인민들은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정남의 가족으로 본처와 아들 1명은 중국 베이징에, 후처와 1남 1녀는 마카오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
국정원은 과거 김정남의 망명시도나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 옹립시도는 없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국정원은 이번 피살을 계기로 최근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의 신변 경호를 강화키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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