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던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어제(17일) 밤 갑자기 돌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북한의 허락 없이 시행된 부검인 만큼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이처럼 북한이 강하게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길기범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현지시각으로 어제(17일) 밤 11시 반 김정남 시신이 있는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나타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부검은 북한의 동의가 없었던 만큼 부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 겁니다.
▶ 인터뷰 : 강 철 /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 "말레이시아는 우리의 참관을 배제한 채,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을 강제로 진행했습니다."
또, 이는 국제법을 어긴 인권 침해행위이고, 시신을 인도하지 않으면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은 부검 결과 발표를 지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김정남 피살 북한 배후설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도 말레이시아 법규를 따르라며 김정남 시신 인도를 거부하는 등 북한 측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이 체포되면서 사건을 담당하는 세팡 경찰서에서 북한 대사관을 찾기도 했습니다.
"어디 소속인가?"
"세팡 경찰서에서 왔다."
"온 이유가 무엇인가?"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 미안하다."
이처럼 북한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자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은 주말인 오늘(18일)도 온종일 분주했고,
또, 몰려 있는 취재진들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할 만큼 격앙된 분위기였습니다.
"대사관님 안에 계신가요?
그런 거 묻지 말라요. 정식 외교선 통해서 접촉하라요."
"한 말씀만 해주세요."
"점잖게 있으라요. 기자답게 행동하라요."
그간 우호적이었던 북한과 말레이시아 양국 관계가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급랭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