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을 비난하며 초강경 대응조치를 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여갔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을 자행한다면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맞섰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면전에서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연습을 또다시 강행해 나선 이상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 대로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담화는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우리의 이 립장(입장)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날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는 전날 발표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대변인 담화보다 한미훈련에 대한 비난·위협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총참모부는 북한 무력의 전반을 총지휘하는 군 최고집행기관이다.
이에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주저 없이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 유사시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한미동맹 대비태세를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훈련"이라며 "북한이 우리 군의 준엄한 경고에도 도발을 자행한다면 주저 없이 단호히 응징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한 미군의 전략무기가 대거 전개돼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도 연합훈련 기간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일(현지시간) 통일전문 웹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훈련 기간에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가 시작되기 전 4∼8주간의 북한 동향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있을 수 있는 북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 기간 북미 관계는 상당히 부정적이었고, 따라서 고도의 도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특히 "북한의 지난 달 12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VX 암살 사건은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연습 기간에 북한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독수리훈련에는 최신기종인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첫 정밀타격 연습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F-35B는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에 동원될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힌다.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미군 기지에 지난 1월 배치된 해병대용 F-35B가 독수리훈련에 참가해 우리나라에 있는 미군 훈련장에서 공대지 정밀타격 연습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 1.6의 속도로 비행하는 F-35B는 지상군에 폭격을 지원하는 근접항공지원(CAS)과 전술 폭격임무가 특히 부여된 스텔기로,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과 적 레이더기지 파괴용 정밀유도활강폭탄(SDB) 등을 탑재하고 있다. 유사시 북한의 대공 레이더망을 피해 은밀히 선제타격할 수 있는 무장능력과 탐지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F-35B는 단독작전 및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등과 연합작전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중 접경지역에서 무장한 북한군 탈영병 6명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집단 탈출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 공안이 추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밤 중국 지린성 바이산시 창바이 조선족자치현에서 북한군 병사 6명이 총기를 갖고 월경한 사실이 드러나 중국군 변경부대와 공안이 이들의 소재를 쫓고 있다. 이들은 북·중 접경에 주둔하던 북한군 경비부대의 같은 분대 소속으로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양강도 김형직군 금창촌에서 중국 쪽으로 넘어왔다. 앞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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