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충우기자> |
특유의 돌파력으로 수많은 정치적 고비를 넘겨온 홍준표 경남도지사(62)가 드디어 대선 무대에 올랐다. 홍 지사는 지난 17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튿날인 18일 '친박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22년의 정치 인생 동안 매일 아침 1시간씩 현안을 정리하고 전략을 세워왔다는 그는 올해 대선이 야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지형이라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가 결국은 진영간 비등한 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한 중도·보수 진영의 폭발적 결집을 기대했다. 계파정치를 온몸으로 거부해온 자신이 그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였다.
홍 지사는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없는 사실을 갖고 또 다시 뒤집어씌우면 노무현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러자 19일 "노 전 대통령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고, 저는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은 안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 본선에서 다자구도가 되면 불리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좌파에서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끝까지 갈 것이다. 중도진영에선 국민의당이 후보를 낸다. 그리고 우파 진영서 1명이 나와 4자구도가 되면 우파에 결코 불리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좌파 집권을 막는 구도가 될 수 있다.
-국민의당과 단일화는.
▶좌파 집권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면 중도와도 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좌파 집권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유럽과 남미의 좌파 정권이 전부 나라를 들어먹었다. 그 쪽에선 좌파가 발 붙일 곳 없이 몰락했다. 우리를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의 지도자들은 전부 극우 국수주의자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외교도 하고 통상교섭도 해야 하는데 좌파 정부를 상대해줄까. 한국은 5년간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국민들이 이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국민들이 평가할 일이지만 정권교체가 아니라 노무현정권 2기 출범에 불과하다. 참모 출신인 안희정 후보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정권 교체로 몰고 가는 것은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한국에서 정권교체는 인물교체이지 어느 정권의 2기가 아니다. 우파 10년의 적폐를 청산하자는 데 좌파 광풍 시대를 열자는 말 밖에 안된다.
-홍 지사가 집권하면 정권교체인가.
▶박근혜정권 4년간 핍박을 받았다. 나는 친박도 아니고 친이도 아닌 '독고다이'다. 지금 시대정신은 계파정치와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것이다. 계파에 휩쓸리지 않고 20년간 혼자 정치를 해온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함께 할 세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현재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은 대혼란이다. 결집시킬 사람이 나타나면 생존을 위해 힘을 하나로 합칠 수 밖에 없다. 동지적 결속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미, 한·중 관계를 위한 복안은.
▶우리가 살 길은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 상징인 사드 배치는 대선 전에 하는 게 맞다. 한·미 문제는 죽고사는 문제이고, 한·중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다. 중국이 일본에 설치된 사드에 뭐라고 하지않고 한국에만 시비를 거는 것은 우리를 소국으로 보는 것이다. 위축돼서 굽신거릴 필요는 없다.
-당선된다면 시진핑과 트럼프 중 누구를 먼저 만나겠는가.
▶미국의 양해를 얻어 중국과 경제 협상을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아닌가.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사람은 이해가 안된다.
-야권 주자들은 대체로 큰 정부를 지향하는데.
▶공공 일자리를 늘리자는 것은 그리스로 가서 망하자는 이야기다. 그리스는 강성노조 득세로 기업들이 해외로 탈출하자 일자리가 없어져 공공 부문이 커졌다. 국민 세금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오히려 공공기관이나 정부 조직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기업을 융성하게 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로빈훗 방식으로 부자 돈을 뺏어 나눠주는 것은 정책이 아니다. 기업을 키워야 일자리가 생긴다. 근로자의 3%도 안되는 노조가 노동시장을 점령하는데 누가 투자를 하겠나. 좌파 광풍 시대가 되니까 기업 활동이 어려워진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은 대폭 올려줘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을 못한다는 기업은 이미 한계기업이다.
-야권과 대연정도 가능한가.
▶대한민국 풍토에서 어렵다. 결국 자리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다만 정무장관을 부활시키고 영수회담을 수시로 하겠다. 나는 우파 정치인이지만 모든 판단 기준은 국익이다. 국민 이익에 부합하면 좌파적 정책도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성완종 리스트 재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무죄가 아니면 대선에 출마하지도 않았다. 이르면 대선일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상세 인터뷰는 프리미엄 정치뉴스 레이더P(raythep.com) 참조.
[신헌철 기자 / 추동훈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