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 후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가속화되며 한국인의 대중국 호감도가 '위안부·독도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지난 19일 발표한 월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3.21점을 기록했다. 10점에 가까울수록 그 국가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는 같은 달 일본 호감도(3.33점)보다 0.12점이 낮은 수치다. 지난 1월 조사에서 중국 호감도는 4.31점을 기록해 3.56점을 받은 일본에 넉넉히 앞섰다. 북한 다음으로 일본에 가장 낮은 호감도를 보였던 한국인의 인식이 두 달만에 바뀌면서 중국은 이제 북한 다음으로 한국인이 싫어하는 국가가 됐다.
연구를 진행해 온 김지윤 연구위원은 "2010년 한반도 주변국 인식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이 국내 대중국 인식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 하락은 20대~60세 이상 전 연령층에서 고루 나타났다. 하락폭은 20대에서 가장 적었고 50대, 60세 이상 장년층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20대의 경우 지난 1월 조사(3.84)보다 0.32점 하락한 3.46점을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의 경우 지난 1월 조사(4.38점) 대비 3월 2.27점으로 대중국 호감도가 대폭 하락했고, 50대도 1월 4.25점에서 3월 3.01점으로 급락했다.
주목할 점은 한·중 관계에 대한 평가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52.7%가 중국을 경쟁상대로, 38%가 협력상대로 봤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중국을 경쟁상대로 본 응답자는 38%, 협력상대로 본 응답자는 56.9%였다. 1년 만에 중국에 대한 인식이 뒤바뀐 셈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에 대한 국내 비호감도가 상승하면 국내 여론을 고려할 수 없는 한국 정부의 대미 의존도가 가속화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에 사드 배치 그 이상의 전략적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리서리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
이런 가운데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날 오후 방한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윤 대표는 22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 제재 및 압박에 대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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