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발대식 및 필승대회로 전국 투어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총재를 찾아 보수결집을 호소했다.
홍 후보와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 사무실에서 만나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전 총재는 홍 후보를 축하한 뒤 "대선판이 로또나 제비뽑기하듯 어떤게 행운인지 어떻게 연대해야 유리하냐는 이해타산에 빠져있다"며 "보수쪽에서 어느쪽과 연대해야 살아 남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주 기가 막힌 일"이라고 무조건적 연대론을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총재는 "이럴 때 일수록 보수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좌파 진보 세력의 색깔이 약하니까 그쪽으로 가거나 쏠리자는 건 아주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막기 위한 보수진영과 국민의당의 연대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홍 후보 역시 이 전 총재에게 "총재님 말씀대로 연대는 정체성이 달라서 할 수 없다"며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라고 연대 불가론을 거듭 주장했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었던 이 전 총재는 작심한듯 "박 전 대통령이 제대로 대통령을 하지 않고 이상한 여자를 끌여들여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보수를 아주 어렵게 만들었다"며 "보수 스스로 반성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총재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염두한 듯 "보수끼리 서로 치열한 토론과 경쟁과정을 거치는게 보수가 살 길"이라며 "보수세력간 연대나 후보단일화의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존중과 배려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는게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홍 후보는 "총재님이 가능하면 합치는게 좋지 않겠다고 하시는만큼 제가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를 예방한 홍 후보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열린 경기도 필승대회에 참석해 수도권 지지층을 다졌다. 홍 후보는 8일 서울·강원 발대식을 마지막으로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전국투어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정이 전 1군사령관을 임명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에서 차지하는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앙선대위 국가안보위원장을 겸한 상임중앙선대위원장으로 박 전 사령관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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