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손학규 투톱' 체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지난 4일 안 후보가 선출된지 8일 만에 선관위 구성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마무리하고 '국민캠프'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선대위 공식 명칭은 '국민선거대책위원회'로, 약칭은 '국민 선대위' 혹은 '국민캠프'로 정했다. 선대위 수장 격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투톱 체제'로 짜였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박 대표의 선임 상임 선대위장 직위을 요구하며 의견대립도 있었지만 막판 대승적 통합을 이뤄냈다는 게 당내 전언이다. 당내 경선 라이벌이던 손 전 대표에게 선대위 수장자리를 내준 안 후보와 당 지도부는 '통합의 정치'라는 첫 단 추를 꿰게 됐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공동 선대위원장은 일단 4인 체제로 구성됐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당내 인사로 포함된 가운데 외부인사로는 4·13 총선 당시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을 지낸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와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 코빗 이사가 참여했다.
옛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3선의 장병완 의원이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대위의 전체 실무를 지휘한다. 김성식 의원은 총괄선거대책 부본부장을 맡는다. 장 총괄선대본부장은 "선대위 일부 기구와 구성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특히 국정자문위원회나 멘토단, 특별위원회는 외부 참여 인물이 쇄도 중이어서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동선대위원장에 외부인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래 대통령'을 준비하는 안 후보의 핵심정책 브레인으로는 오세정 의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최영기 한림대 교수 등 트로이카 편대가 꾸려졌다. 물리 과학자 출신의 오 의원이 미래준비본부장을 맡으면서 4차산업혁명을 담당하고, 전 청와대 교육수석 경험이 있는 조 교수가 교육개혁을, 한국노동연구원장 출신 최 교수가 좋은 일자리 정책을 맡는다.
다만 애초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주선 국회 부의장과 정동영 의원은 상임 선대위원장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며칠간의 냉각기를 거친 후 선대위에 합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문병호·황주홍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박 대표를 향해 상임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 최고위원은 "박 대표는 이번 안철수 대선후보 선대위원회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하기를 바란다"면서 "박 대표는 최일선에서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후방에서 지혜와 경륜을 발휘해야 한
박 대표는 이들의 발언 뒤 회의 도중 두 차례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문 최고위원은 매일경제 기자와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안철수가 얼굴인데, 대선 국면에서 박 대표가 전면에 보이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범주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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