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압박 정책에 맞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마이웨이' 방침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6차 핵실험 등 특대형 도발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이 맞춰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의 이러한 방침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군사적 압박을 조여오는 미국을 향해 '할테면 해보라'는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16일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5일 비정상적 비행으로 평가된 미사일과 같은 종류로 추정되고 있어 기술적 안정성보다는 대외적 타이밍을 우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기존에 북한이 선보였던 KN-08, KN-14 등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 3종류의 ICBM을 동시에 등장시켰다. ICBM 3종을 공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의 '마이웨이식'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열병식에서 한 축 바퀴가 7개인 트레일러에 실려 공개된 신형 ICBM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3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공개한 신형 ICBM 발사관에 들어갈 탄체를 개발하기 위해 신포 일대에서 이달 들어 2번째 발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형 ICBM 1단 추진체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체 엔진은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필요 없어 한미 정찰위성에 포착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해 신속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북한이 고체 엔진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이런 군사전략적 장점 때문이다. ICBM에도 고체 엔진을 적용할 경우 미사일 안정화로 미국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그러나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것은 원통형 ICBM 발사관일 뿐이다. 중국제로 추정되는 트레일러에 탑재된 발사관에 실제 ICBM 탄체가 들어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ICBM 능력을 과장해 미국을 기만는 '쇼'를 벌였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관에 들어가는 ICBM 실물은 만들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통형 발사관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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