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호남에 이어 '중원'인 충청권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 공략에 나섰다. 역대 대선에서 승부를 결정했던 충청권에서 표밭을 다지는 한편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TK에서 보수표심을 계속 묶어두려는 전략이다. 또한 주요 지지층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약까지 내놓으면서 지지세 강화를 꾀했다.
안 후보는 18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방'인 대전 중앙시장에서 유세에서 "안 지사의 분권과 통합 정신을 저 안철수가 함께 실현하겠다"며 "계파 패권주의로 말 잘듣는 사람만 쓰다보니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 국민을 위해 일할 최고의 인재를 뽑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근거지인 중원에서 그 지지층을 흡수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안 후보는 "대전을 '4차산업혁명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약속의 땅 충청이 대한민국 변화의 중심이고, 중원의 힘이 이번 대선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시장 유세에 앞서 안 후보는 가장 먼저 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대선후보 선출 다음날인 지난 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반사병 묘역을 먼저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튼튼한 자강안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습니다"고 썼다.
곧 이어 KAIST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소득 하위 50% 이하 어르신의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노인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또 노후준비와 관련한 연금재산·정부지원액 등을 누구나 통합적으로 확인·관리할 수 있는 '노후준비 계좌제도'를 도입하고, 7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입원비 본인 부담률을 현재 20%에서 10%로 낮추는 한편 틀니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률을 50%에서 30%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비급여를 포함한 본인 부담 상한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전국 확대 ▲어르신을 위한 단골의사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치매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립치매마을을 시범 조성하고 국가 치매 연구개발비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 후보는 같은 장소에서 KAIST 학생들과 과학정책에 대한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그는 "이제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과 과학계 주도로 대처해야 한다. 정부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1·2·3차 혁명처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식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며 해당 위원회 구성을 공약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안 후보는 대구로 이동해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들었다. 안 후보가 서문시장을 찾는 것은 올해에만 세 번째다. 이후 안 후보는 손학규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국민을 적폐라고 공격했던 문 후보가 이제와서 통합을 말한다. 그러나 통합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선거를 위해 하는게
그는 "김정은 정권이 저를 두려워한다. 굳건한 한미동맹, 튼튼한 자강안보 두려워한다"며 "김정은 정권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 핵을 버리고 도발을 멈춰라"고 역설했다.
[대전·대구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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