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용 떠보기' vs '마이웨이 행보' 북한 미사일 발사 진짜 이유는?
↑ 북한 미사일 발사 / 사진= 연합뉴스 |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만인 14일 새벽 전격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화국면 분위기 형성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이거나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탐색용 카드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와 무관하게 북한이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진행하며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700여km로, 한미 당국이 상세 분석 중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간에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고,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도 최근 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미국과)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와 북한이 대화의 '조건'을 언급하는 시점인 만큼 상대의 요구에 호락호락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세싸움의 차원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려 북한이 주도하는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주요한 국제 안보 행사가 벌어지는 시점마다 도발을 감행하면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응 방식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살펴보겠다는 '탐색전'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미사일의 비행이 ICBM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지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미사일 발사의 '파급력'을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 어떻게 펼쳐질지, 한미 공조체제가 이번 정부에서 어떻게 이뤄질지를 탐색하는 차원에서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은 과거 '벼랑끝 전술'을 통한 위기 조성으로 상대방이 대화에 호응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국면 전환의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며 "한반도 불안정성을 부각함으로써 이를 '일대일로' 행사의 의제로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이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상황에 발사가 이뤄진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거나, 미국의 압박과 관련 없이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가 "미사일은 고도가 1천㎞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에 도달할 ICBM 개발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밝혀 향후 미사일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 결과에 따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우리 새 정부의 반응이나 대응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번 발사 역시 북한의 마이웨이 행보로서, 개발 계획대로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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