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찾아가는 대통령 2편으로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 퍼포먼스를 하는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7.5.15 [김재훈 기자] |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현충원을 참배하고 야4당 지도부와 회동을 했다.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갖고 청와대로 입성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오찬을 했다. 이후 국무총리·국정원장 후보자를 발표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경에는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취임 첫날 일정을 보낸 셈이다.
반면 2달여의 인수위 기간을 가진 박 전 대통령의 취임 첫날은 상대적으로 여유있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아침 일찍 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에서 국내외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취임식을 가졌다. 이후 청와대로 입성해 취임식에 참석한 외빈들과 만찬을 갖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인수위 기간 동안 내각 및 청와대 인사와 세계 각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마친 박 대통령으로선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임기 2일차 문 대통령은 자신의 1호 공약이었던 일자리창출을 주도할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모디 인도 총리와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는 정상외교를 펼쳤다. 정상간 통화는 30~40분이 걸리는데, 통화 전 의제설정 등 실무준비작업을 감안하면 상당한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박 전 대통령도 임기 둘째날 18개국 외교사절들과 5~10분 간격으로 환담하며 상당히 빡빡한 하루를 보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토머스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존스톤 캐나다 총독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접견 중간 점심 시간 때 짬을 내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저녁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3일차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대책을 제시하며 일자리행보를 이어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말콤 턴불 호주 총리로부터 취임축화전화를 받으면서 전화외교도 펼쳤다. 5·18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토록 하고,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국정교과서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내리며 적폐청산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임기 3일차 들어 공개일정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지만, 이후 언론에 공개된 일정은 없었다. 임기 4일차인 다음날에도 공식일정은 전무했다. 청와대에선 "온종일 관저에만 계신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선인 시절에도 서울 삼성동 사저에서 하루종일 나오지 않은 날이 있었는데, 이런 모습이 청와대에 와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언론에선 "박 대통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및 정부조직법 국회 통과 문제로 관저에서 고심에 빠졌다"는 식으로 다소 긍정적으로 상황을 풀어냈지만, 결과적으로 임기 내내 관저에 틀어박혀 지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임기 4일차부터 시작된 셈이다. 3·1절을 맞은 5일차에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 외에는 일정이 전무했고, 6일차·7일차 역시 공개일정이 전혀 없었다.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고심 중이라는 참모들의 듣기좋은 해석만 언론에 전달되는 상황이 계속됐다.
반면 토요일이었던 문 대통령의 4일차 일정은 대선 때 자신을 취재했던 기자들과의 북악산 산행·오찬과 홍은동 사저에서 대통령 관저로 이사 등으로 언론에 비교적 소상히 공개됐다. 관저 이사 후인 이날 저녁에는 평소 다니던 서울 홍제동성당 유종만 주임신부와 신부4명을 청와대로 초대해 축복미사를 갖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대선기간부터 한시도 쉬지 못했던 문 대통령은 5일차인 일요일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른 아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6일차에는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며 앞서 일자리행보에서 이어 민생행보를 계속 이어갔다. 학생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을 해주면서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기
문 대통령은 취임 7일차인 16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민주당 이해찬·문희상·송영길 의원 등 주요국 특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한반도 주변국 외교전략을 논의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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