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지인에게 "다시 봄바람이 분다"며 '옥중서신'을 보냈다.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총리에게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았다"며 서신을 공개했다.
한 전 총리는 "어느 영웅이나 정치인이 만든 봄바람이 아니다. 참으로 든든하고 기쁘다"며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 사람과 작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대해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다"며 "보수세력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드러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 한 것 같다.시민들의 면역력도 한층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떤 일이 닥쳐도 꼭 이겨야 한다는 시민들의 맞잡은 손이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켜주고 승리를 얻어 낸 그 헌신성과 간절함에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저는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난다"며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 때를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오는 8월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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