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든든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국정운영철학을 청와대와 내각 인선에서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일인 지난 10일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낙연 전남지사를 지명하고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대선기간 후보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하면서 공식 인사를 시작했다. 이어 18일까지 9일동안 청와대와 내각을 비롯해 위원회까지 포함해 총 18명의 인선을 공식적으로 단행했다. 이들 인물별 특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통적인 인사원칙을 가늠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핵심 친문 2선후퇴'를 통한 공정한 인사 시그널 전파 △50대 기수를 전면 배치해 일하는 청와대 지향 △계파구분없이 두루 기용하는 대통합 탕평인사 △호남홀대론을 불식시키면서 출신지역별 고른 배분 △개혁성향 파격인사 중용 등 다섯가지 인사 키워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대통령 비서실장에 지난 5년간 뜻을 함께한 최측근인 노영민 전 민주당 의원이 아니라 '박원순계'로 50대인 임종석 전 의원을 낙점하면서 파격인사를 시작했다. 친문인사를 배제하고 젊고 유능하며 실무적으로 일하는 참모진들과 함께 청와대를 꾸려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노 전 의원도 문 대통령에 부담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신호탄으로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객관적이면서도 공정하게 인사할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등 참모진뿐만 아니라 장차관급 내각은 실무적으로 적극 활동할 수 있는 50대 기수로 주로 채워졌다. 공식임명된 총 18명 가운데 50대 인사는 11명에 달했다. 임종석 실장을 비롯해 전병헌 정무수석, 조국 민정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을 비롯해 이정도 총무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 모두 50대 기수이다.
계파구분없는 탕평인사도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이지만 박원순 인사들이 청와대로 대거 입성해 눈길을 끌었다. 임종석 실장을 비롯해 하승창 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수석 등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일한 적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동교동계', 박수현 대변인은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왔던 '안희정계'이다.
출신지역별 색깔은 옅어졌다. 서울과 수도권 출신은 5명, 영남 5명, 호남 4명, 충청 3명, 강원 1명 등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문 대통령은 개혁 아젠다를 충실히 시행하기 위해 기존 조직과는 무관한 개혁성향 인사들을 전면으로 배치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출신의 조국 민정수석이 세월호 참사와 최순실씨 국정농단사태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사실상 검찰개혁에 칼을 빼들었고,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임명돼 재벌 지배구조 개혁 등을 통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나선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출신이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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