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바른정당 복당파와 만찬 회동…"친박 때문에 원내대표 하기 어려워"
↑ 정우택 /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에서 각종 '불가론(不可論)'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일단 옛 친박(친박근혜)계가 당의 전면에 나서선 안 된다는 '친박 불가론'이 있습니다.
'도로 친박당'이 돼선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말을 아껴 온 '복당파'가 18일 시동을 걸었습니다.
바른정당을 떠난 복당파 의원 8명은 이날 당 지도부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했습니다.
복당파의 김성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최순실 국정 농단을 비호하면서 눈 감고 호가호위했던 세력"과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찬에 참석한 복당파의 한 의원은 "친박은 염치를 모르는 것 같다. 그만큼 해먹었으면 됐지, 또 기어 나오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의원도 만찬에서 "친박들이 저렇게 나서는 걸 보니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지도부와 중간 지대 의원들까지 힘을 모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자"고 말했습니다.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친박 출신 몇몇 재선 의원이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침묵한 다수의 의견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정 권한대행도 "친박들이 자꾸 저렇게 나서서 원내대표를 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당 지도부로서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이라는 게 복당파의 대체적인 기류입니다.
한 복당파 3선 의원은 "자극적인 발언에 비판이 많았지만, 틀린 말도 없었다"며 "강한 돌파력과 추진력으로 차기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은 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처럼 '친박 불가론'과 함께 나온 '홍준표 추대론'에 대해 초선그룹에선 동조하는 의견과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엇갈립니다.
홍 전 지사와 가까운 윤한홍 의원은 "초선들은 홍준표 추대론에 대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인사는 "최소 70명의 현역이 홍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같은 초선이라도 수도권과 TK(대구·경북)가 다르다"며 홍 전 지사 득표율이 수도권에서 3위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초선그룹에서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주류였던 친박 출신 의원들은 오히려 '홍준표 불가론'을 펴고 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홍 전 지사는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렸다"며 "'홍준표라서 24%라도 얻었다'가 아니라 '24%밖에 못 얻었다'고 해야 옳다.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당원권 정지 처분이 풀린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는 부담스럽지만,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앞세워 당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먼저 현재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부터 기존의 집단지도체제로 돌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구(舊)주류를 중심으로 나옵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다 보니 최고위의 기능이 약해졌고, 당내 민주화에 역행했다는 것입니다.
홍 전 지사와의 정면 대결이 어렵다면, 최고위를 강화해 그를 견제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24%의 득표율은 '참담한 성적표'인 만큼,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 권한대행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구주류는 원내지도부를 교체하고, 이를 토대로 전당대회를 치러 제대로 된 '투톱'을 구성하는 수순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정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그러나 이 같은 사퇴론이 당권만 염두에 둔 구주류의 '흔들기'로 판단해 정면 돌파할 태세입니다.
김선동 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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