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난관에 빠진 청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야당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청문 보고서 채택 기한이 지났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 기한이 다가오면서 대야 기조를 설득에서 압박으로 전환한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이수·김상조·강경화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역공하면서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는 게 야당의 역할"이라면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야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은 적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탄핵과정에서 국정 공백이 길었는데 한국당도 인수위 없이 정부가 출범한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도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민은 괜찮다고 하는데 야당이 낙마시키라면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선택을 강제하면 말이 되느냐"면서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이제 야당도 정부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야당에 압박 모드로 돌아선 것은 김이수·강경화·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은 어려운 현실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3명의 공직 후보자 임명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시간을 더 준들 야당이 합의해주겠느냐", "시한을 넘긴 만큼 달리 길이 없다"(이상 당 관계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강경화·김상조 후보자와 달리 김이수 후보자는 국회 표결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당으로서는 고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김상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야당의 반발로 김이수 후보자의 국회 통과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야당 협조가 필요한 다른 현안도 적지 않다.
이런 차원에서 민주당은 일단 다음 본회의가 예정된 22일 전까지는 국정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 여론을 조성, 야당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어렵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민주당은 3명 후보자 모두 임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인사문제를 추경 및 정부조직 개편 등과 주고받는 패키지론에 대해서도 '절대불가' 방침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들 사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3명의 후보자 모두 임명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다음 본회의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좀 더 야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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