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좌진 협의회 회장인 윤상은 보좌관(조정식의원실)은 "많은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분야별로 돕다가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합류했다"고 전했다. 다만 전직 의원출신들이 청와대 수석급으로 대거 합류했기에, 보좌진 출신들은 한단계 낮은 행정관으로 밀려나는 바람에 실질적인 급여와 처우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가 전현직 보좌진 중에 청와대로 들어간 27명의 면면을 살펴봤더니, 친문 정치인들의 보좌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 문재인 정부 권력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친문 정치인들의 기여도에 따라 보좌진의 청와대 입성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으로 뛰었던 '의원회관 325호 멤버'들이 눈에 띈다. 당시 문재인 국회의원의 신상엽 보좌관은 이번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선임행정관에 내정됐다.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의 의원 시절부터 이번 대선까지 공보파트 핵심 역할을 수행한 한정우 부대변인도 국민소통수석실에 일한다.
의원회관 325호 멤버인 김재준 선거대책위원회 수행팀장 역시 청와대에 합류했다. 대선 기간 내내 문 대통령이 탄 차량의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전국을 누빈 김 팀장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맡아 '비서실 안의 비서실'로 불리는 제1부속비서관실에 배치돼 청와대에서도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325실 비서였던 신혜현 비서는 국정상황실에 배치돼 근무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9대 국회 325호 멤버는 통째로 청와대에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이중 신상엽 보좌관과 한정우 부대변인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의원시절 보좌진으로 함께 일한 사이다. 여기에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배치된 임수정 보좌관도 한 전 총리의 의원 시절 보좌진으로 근무했다. 사실상 한 전 총리 사람들이 3명이나 청와대에 합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한 전 총리가 수감 중임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작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325호실 멤버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오종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무팀장은 정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배치됐다. 오 행정관은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보좌하는 행정관(3급)을 지냈고, 문 대통령이 작년 10월 대선 준비를 위해 가동한 실무조직인 '광흥창팀'에 합류해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주중대사에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 보좌진들도 청와대에 진출했다. 우선 노 전 의원을 12년동안 보좌한 최측근인 이장섭 보좌관은 경제수석실 산하 산업정책비서관실에 둥지를 틀었다. 이 보좌관은 20대 국회 들어 정세균 국회의장의 비서관으로 근무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보좌관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잔뼈가 굵다"며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게 산업정책비서관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17~19대 국회 때 노영민의원실에서 근무하다 20대 국회 황희 의원실에서 일해 온 조영종 보좌관도 청와대 사회혁신비서관실에 근무 중이다. 조선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인 조 보좌관은 민주당 보좌진 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발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무수석실 산하 자치분권비서관실에 자리잡인 유행렬 전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도 노 전 의원 사람으로 분류된다. 유 전 처장은 19대 대선 때 문재인후보 충북선대위 조직국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지만 '새 정부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공직을 마다한 최재성 전 의원의 보좌진 출신인 김봉준 보좌관은 인사수석실 산하 인사비서관실에서 근무 중이다. 김 보좌관은 지난 대선 당시 최 전 의원이 주도한 인재영입 관련 실무를 도맡아 했다. 입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대선기간 내내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한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이신남 보좌관도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보좌관은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근무 중이다.
문 대통령이 보건·의료분야 정책과 관련해 가장 두터운 신뢰를 보내는 김용익 전 민주연구원장 측 여준성 보좌관은 사회정책비서관실에 배치됐다.
이 밖에 당내 친문계 의원으로 꼽히는 전해철, 김영주, 김병기, 문미옥, 박주민의원실 보좌진들도 일제히 청와대에 행정관 자리를 꿰찼다. 전해철 의원실의 오재훈 보좌관과 문미옥 의원실의 정용상 보좌관, 박주민 의원실의 최일곤 보좌관은 모두 국정상황실에 배치됐고, 김영주 의원실의 윤재관 보좌관은 의전비서관실에 속해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임혜자 부대변인은 사회혁신수석실 산하 시민사회비서관실에서 근무 중이다. 임 부대변인은 서울시의회 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번 대선 전까지는 비문계 인사로 분류됐지만 선거 국면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큰 공로를 세운 송영길 의원실 보좌진 2명도 청와대에 입성해 눈길을 끈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한 최용선 보좌관은 국정상황실, SNS본부에서 일한 구슬이 비서는 국민소통수석에 배치됐다.
이들은 2~3급인 선임행정관 또는 4~5급인 행정관으로 최종 임명될 예정인데 대선승리의 숨은 공신들이라 향후 청와대 내부 승진 1순위 인사들로 꼽힌다. 청와대에서 경험을 쌓고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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